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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이어폰, 정말 '뇌 손상' 줄까... 전문의가 밝히는 진실은 [팩트진찰대]


주머니에서 엉킨 이어폰 줄을 푸는 모습은 이제 보기 드문 광경이 되었다. 무선 이어폰이 유선 이어폰을 대체하며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무선 이어폰 사용률은 59%에 달한다.

무선 이어폰의 대중화와 함께, 그 유해성에 대한 내용이 과학적 검증 없이 확산됐다. 올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 '무선 이어폰 전자파가 뇌 손상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귀에 소형 전자레인지를 꽂는 것과 같다'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며 불필요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과연 이러한 주장은 의학적 근거가 있는 내용일까 이에 이비인후과 전문의 최윤석 원장(센(SEN)이비인후과의원)과 함께 무선 이어폰을 둘러싼 논란과 오해를 바로잡고, 올바른 사용법과 건강한 청력 관리 방안까지 자세히 짚어본다.

무선 이어폰 전자파, "인체 유해 주장은 근거 부족"
무선 이어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 유해성 논란의 핵심은 무선 이어폰이 전자레인지와 동일한 2.4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사실이지만, 주파수가 같다고 해서 유해성까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인체 유해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주파수가 아닌 출력의 세기다. 실제로 전자레인지는 700~1200W(와트)의 강력한 출력으로 음식물을 데우는 반면, 무선 이어폰의 출력값은 통상 5~18mW(밀리와트)의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최윤석 원장은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인체에 유해하다고 볼 수준이 아니다"라며 "국제 기준치의 1% 이하 수준으로 측정되고 있어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청각이나 뇌에 영향을 줄 거라는 과학적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위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오히려 잘못된 사용 습관이 초래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시간 착용으로 귀 내부가 밀폐되어 통풍이 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외이도염이나 귀의 피로감 문제, 그리고 영구적 청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소음성 난청에 대해 더 주의해야 한다.

실질적 위험은 '소음'… "한번 망가진 청각세포는 재생되지 않아"
귀 안쪽 달팽이관에 위치한 '유모세포(hair cells)'는 소리 진동을 감지해 뇌로 전달한다. 이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무선 이어폰 사용 시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바로 이 유모세포를 파괴하는 '소음성 난청'이다. 특히 지하철이나 도심처럼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 외부 소리를 차단하려 무심코 음량을 높이는 행동은 청각 세포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최윤석 원장은 "85~100데시벨(dB) 이상의 소음에 노출되면 유모세포가 과도하게 진동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이러한 자극이 누적될 경우 결국 영구적 청각 손상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이때 소음으로 인한 청력 손상 위험을 줄이는 기술이 바로 주변 소음을 상쇄하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이다. 에어팟 등 다수 무선 이어폰에 탑재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외부 소음과 반대되는 음파를 발생시켜 소음을 상쇄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불필요하게 음량을 높이지 않고도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노이즈캔슬링 역시 모든 상황에서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장시간 노이즈 캔슬링 사용, "청각과민증∙이명 유발할 수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저주파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여줘 귀의 피로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지만, 이 기능의 장시간 사용은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지나치게 조용한 환경에만 오래 노출될 경우, 오히려 뇌가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청각과민증(Hyperacusis)'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소음이 차단되면서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이명이 더 크게 들리는 현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는 조용한 방에서 시계 초침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리고 일부 사용자는 장시간 사용 시 귀에 압박감이나 어지럼증,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최윤석 원장은 "1~2시간 이어폰 사용 후에는 한 번씩 귀를 쉬게 해주고, 특히 조용한 실내에서 장시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두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라며 "귀에도 숨 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귀'가 보내는 위험 신호 4가지... "조기에 대응할 수록 예후 좋아"
올바른 이어폰 사용 습관만큼이나 귀 건강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귀가 보내는 위험 신호를 조기에 파악하는 일이다. 하지만 귀에 나타나는 위험 신호를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로 치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영구적 청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다음은 최윤석 원장이 설명하는 위험 신호 증상이다.

① 갑작스러운 한쪽 귀의 청력 저하: 72시간 내에 치료해야 하는 '돌발성 난청'일 수 있으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 청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② 지속적인 이명 및 먹먹함: 단순 피로 증상일 수 있으나, 청신경 이상이나 내이 손상의 초기 신호이거나 중이염, 고막 손상 등을 암시할 수 있다.

③ 작은 소리를 놓치거나 말을 되묻는 횟수 증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고주파 영역의 청력 손실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검사가 필요하다.

④ 귀 증상과 함께 동반되는 어지럼증: 평형기관의 이상을 나타내는 메니에르병 등 내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최 원장은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모든 귀 질환은 조기에 대응할수록 예후가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