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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기피제, 오히려 모기 부른다?... "향 기억한 모기, 더 달려들어"
모기 기피제 성분인 디에틸톨루아미드(DEET)가 오히려 모기를 유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투르 대학교 클라우디오 라자리 연구팀은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분포해 인간과 동물에게 질병을 옮기는 이집트숲모기를 대상으로 기피제에 대한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모기가 기피제 향을 음식과 연관 지어 기억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실험 방식을 적용했다. 이번 연구는 모기가 학습한 결과에 따라 기피제를 대하는 반응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먼저 모기들이 기피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물로 된 망에 모기를 가두고, 모기의 주둥이가 닿지 않는 곳에 따뜻한 혈액 주머니를 뒀다. 이어 주머니 주변에 기피제 향을 뿌리자 모기들은 혈액에 접근하지 않고 멀리 피해 다녔다. 이후 연구팀은 모기에게 20초 동안 따뜻한 혈액을 공급하면서 마지막 10초 동안 기피제 향을 함께 뿌리는 과정을 네 번 반복했다. 이 과정을 거친 뒤 혈액 없이 기피제 향만 단독으로 뿌리자, 전체 모기의 60% 이상이 흡혈을 시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기피제 향을 학습한 모기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실험에서도 모기들은 향을 향해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한쪽 손에는 기피제를 바르고 다른 쪽 손은 깨끗한 상태로 모기에게 내밀었을 때, 학습한 모기들은 기피제 향이 나는 손에 붙어 흡혈을 시도했다. 또 연구팀이 모기에게 보상으로 설탕물을 제공하며 기피제 향을 연관 짓도록 유도한 실험에서도 모기들은 향을 맡을 때마다 무는 행동을 보였다. 이러한 실험들은 모기가 기피제 향과 음식을 연관 지어 기억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기피제를 바른 사람에게 더 유인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랑스 투르대 클라우디오 라자리 연구원은 "만약 피부에 기피제를 바르고 몇 시간이 지나 약효는 떨어지고 향만 남는다면 이미 향을 학습한 모기에게 더 물리기 쉬워질 수 있다"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디에틸톨루아미드는 모기 매개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확실한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Associative learning switches DEET valence from aversive to appetitive in Aedes aegypti: 연상 학습이 이집트숲모기에게서 디에틸톨루아미드의 유인성을 혐오성에서 호의성으로 전환시킨다)는 2026년 5월 국제 학술지 '실험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에 게재됐다.